얼마 전 일본의 한 중학교가 성별과 관계없이 ‘리본과 넥타이’, ‘바지와 치마’ 중에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교복을 도입해 화제를 모았다. 이처럼 남녀 간의 차이가 없는 교복을 ‘성 중립 교복’이라고 한다. 교복 때문에 발생하는 성에 관한 고정관념을 해소하고 다양한 성 정체성을 존중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현재 성 중립 교복은 세계의 많은 학교에서 도입하고 있다. 작년 3월 뉴질랜드의 한 중학교도 5개의 교복 하의 중 학생이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이에 대해 학교 교장은 “학생들에게 선택권을 주고 다양성을 존중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도 이미 약 120개 이상의 학교가 성 중립 교복 정책을 채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성 중립 교복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여학생들이 ‘교복이 아동복보다 작고 전혀 늘어나지 않으며 매우 얇고 잘 비친다’며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학교가 겨울에 바지를 못 입게 해서 한파에도 여학생들은 교칙에 따라 치마를 입어야 한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실제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이러한 교복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청원이 100여 건 정도 올라와 있으며 많은 사람들의 동의를 얻고 있다. 청원은 “교복을 없애달라, 바지로 통일해달라” 등의 다양한 의견으로 전개되고 있다. 성 중립 교복에 대한 네티즌 반응도 긍정적이다. 교복이 가지고 있는 문제에 대해 무관심했는데 이번 기회로 잘 알게 됐다는 의견도 많다.
실제로 교복이 비치는 정도와 통기성, 신축성 등을 두고 비교 실험한 결과, 여학생 교복 셔츠 뒤로 글씨를 갖다 대자 한눈에 읽힐 정도로 원단이 얇았다. 땀 흡수도 잘 안 됐다. 반면 남학생 교복은 도톰한 소재를 사용해 글씨가 비치지 않았고 통기성이 좋았다. 이런 가운데 학생들에게 이미 ‘교복 결정권’을 준 학교도 있다. 2012년부터 교복으로 후드 티셔츠를 채택한 서울 목동 한가람고등학교가 그 예이다. 학생은 교복과 함께 성장해나간다. 교복이 학생들에게 코르셋이 아니라 날개가 되기 위해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