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대표님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ReferMe 대표 조희준입니다. 저는 일본 삼성증권 동경 지점에 근무하면서 처음 일본 근무를 시작했습니다. 계속해서 외국 증권회 사에서 일본 주식의 헤드헌팅을 진행해왔지요. 일본인에 대한 채용을 진행하였고 많은 일본인 직원들과 함께 일했기 때문에 일본 기업문화에 대해서 잘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 경험이 있어서 Wanted 모델에 대한 일본 진출 제의를 받았고 Wanted의 일본 자회사 ReferMe의 대표직을 맡게 되었습니다.

원티드는 어떤 기업인가요?

Wanted는 2015년 한국에서 채용서비스 플랫폼으로 출발했습니다. ‘지인 추천 시스템’이라는 독특한 사업모델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업이 채용 공고를 올리고 이를 본 제3자가 기업의 요구에 맞는 인재를 알고 있다면 이를 추천하고, 채용이 성사되면 ‘채용 보상금’을 받습니다. 헤드헌팅 기업뿐만 아니라 누구나 헤드헌팅을 할 수 있고 이익금도 챙길 수 있게 한 것이죠. 이미 월트 디즈니, NHN, 쿠팡 등 100개 이상의 기업이 저희 플랫폼에서 채용을 진행했습니다.

원티드는 일본에서 어떤 사업을 진행하고 있나요?

일본 내 헤드헌팅 시장에 대한 본격적인 공략입니다. 일본 기업은 현재 구인난이 심각합니다. 그러다보니 신규 채용뿐만 아니라 경력직에 대한 수요도 높아지고 있죠. 반면 일본인들은 특성상 웬만해서는 이직을 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굉장히 우수한 능력을 갖고 있고 그에 걸맞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자리가 있더라도 기본적인 마인드가 이직을 꺼려하는 거죠. 하지만 저희 원티드는 ‘지인 추천’이라는 저희의 강점을 활용한다면 일본 내에서 이직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뛰어들게 되었습니다.

한국 청년들이 일본 기업에 취직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점 때문에 이런 현상이 생기는 걸까요?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일본은 현재 구인난이 심각합니다. 일할 수 있는 젊은이들이 많이 줄었을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인재에 대한 공급도 부족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인력 시장은 일본 기업들에게 아주 매력적인 ‘인재 풀’입니다. 한국의 인재들은 무엇보다 IT 환경에 많이 노출되어 왔고 신기술에 대한 적응력도 높은 편이죠. 또한 타국에 비해 일본과 문화적으로 비슷한 점이 많아 인사 시스템에도 쉽게 적응합니다. 언어 또한 다른 국가에 비해 한국인은 일본어를 아주 쉽게 배울 수 있죠.

한국 청년들에게 일본 기업 취업은 어떤 이점이 있을까요?

우선 일본에는 ‘슈퍼기업’들이 많습니다. 국내보다 훨씬 큰 스케일과 큰 시장에서 일하게 되죠. 그에 따른 도전 기회도 풍부합니다. 물론 문화· 언어적 유사성은 반대로 지원자 입장에서도 적응하기 쉽다는 유리한 점이 될 수 있죠.

일본 취업은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되나요?

면접을 제외하고 일반적인 기업의 채용 과정과 동일합니다. 지원하고 싶은 회사를 결정했다면 일본어 이력서와 (경력직의 경우) 업무 경력서를 제출하고 서류 통과를 기다려야 하죠. 이후 면접이 이뤄집니다. 이때 스카이프를 통해 영상 면접을 하든가, 현지 법인 혹은 일본 본사를 방문합니다.

면접을 ‘스카이프’를 통해서 한다고요?

생소하게 들리시겠지만 경력직의 경우 그렇게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몇 없는 인재를 찾기 위해 이런 페널티도 감수하는 거죠.

역시 일본어 능력이 필수겠죠?

몇몇 직종의 경우 불필요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직종에서 언어는 필수입니다. 현재는 조금 부족하더라도 현지에서의 생활을 고려해보면 역시, 차차 배우겠다는 마음을 먹어야겠죠. 일본 취업에 뛰어드는 많은 한국 청년 중에는 자신의 적성과 외국 생활에 대한 적응은 고려하지 않고 연봉 상승만 기대해서 이직을 고려했다가 쓴맛을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하튼 그렇게 해서 면접까지 합격하게 되면 연봉 조건을 포함한 채용 계약서에 서명하고 채용 완료입니다.

일본에 체류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을 준비해야 할까요?

채용 내역을 가지고 비자 신청을 해야 합니다. 비자가 나오기까지 1~2개월 정도 소요됩니다. 다음은 일본에서 거주할 숙소에 대해 알아봐야 하겠죠? 일본에 취직을 하게 되면 사택이 있는 경우 사택에서 살면 되지만, 없다면 일반적으로 3개월 정도는 먼슬리(Monthly)맨션에서 생활하게 됩니다. 한국으로 치면 계약기간도 보증금도 없는 고시원 같은 곳이죠. 이곳에서 살면서 장기적으로 거주할 집을 알아봅니다. 일본에는 전세가 없습니다. 모두가 월세입니다. 또한 초기 비용이 꽤 많이 드는데요. 보증금과 함께 사례금, 갱신료, 부동산 수수료를 납부하면 3~6개월치의 월세를 한꺼번에 지불하게 됩니다. 사례금과 갱신료, 부동산 수수료 등은 돌려받지 못하고 보증금은 후에 청소비를 제하고 돌려받을 수 있으니 이를 고려해야 합니다. 또한 일본에서 이사할 때는 보증인이 필요합니다. 회사에서 보증을 해주기도 하지만 따로 보증회사를 이용할 경우 한 달 집세를 요금으로 써야 합니다. 그래서 먼슬리 맨션을 추천하는 것입니다. 직장이 맞지 않는다면 퇴사하고 떠날 수도 있으니까요. 그 외에는 일본에서 적법한 체류자임을 증명하는 ‘재류카드’를 발급받는 것이 있습니다. 외국인으로서 일본에서 많은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이 재류카드가 필요한데요. 이것이 있어야 일본 계좌 개설이나 전화 개설 등을 할 수 있습니다.

서류 준비에는 특이한 점이 있을까요?

일본에는 JIS (Japanese Industrial Standards) 이력서라고 해서 전국적으로 통일된 이력서 양식이 있는데요. 일부 회사를 제외하고는 모든 회사가 한 규격의 이력서를 사용합니다. 그외에 업무 경력서를 제출한다면, 어디에서 일했다 정도로는 안 됩니다. 과거 맡았던 프로젝트에 대한 디테일한 설명과 포트폴리오가 첨부되어야 합니다.

일본 취업 이력에 한국 자격증을 적어도 되나요?

일본 기업들이 한국인 구인에 워낙 관심이 많기 때문에 한국에 있는 자격증을 다 꿰고 있습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이든 정보통신 관련 자격증이 든 갖고 계신 자격증은 모두 적어주셔야 합니다.

면접에 있어서는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할까요?

자신에 대한 자랑보다는 회사와 회사의 사업에 대한 관심을 보여야 합니다. 지원 기업에 대한 연구를 필요로 하는 거죠. 일본 기업은 신입사원이 든 경력직이든 이 부분에 대한 평가를 중요하게 진행합니다. 회사에 대한 ‘로열티(충성도)’를 확인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이 친구가 정말로 우리 회사에만 오고 싶은지’를 알고 싶어 합니다. 왜냐하면 일본은 아직도 (점차 깨지고 있지만) ‘종신 고용’이 살아 있습니다. 뽑으면 평생 재직한다는 사고방식이 강하거든요. 이 사람은 평생 함께할 사람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으니, 금방 이직할 수도 있는 사람을 뽑지는 않겠죠. 여담이지만 그만큼 채용 수수료가 높기도 합니다. 채용인 연봉의 30%~50%를 지불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일본 기업의 면접장에서 자기 PR만 열심히 하면서 기업이 아니라 자신에 대한 자랑만 늘어놓는다면 문제가 되겠죠. 일본 기업들은 ‘얘는 잘난 척만 하지 우리 회사에 올 생각은 없구나’라고 생각합니다. 정말로 그 회사에 가고 싶어 하는 인재들은 응당 회사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을 것입니다. 그래서 나오는 말이 ‘면접관을 면접 하라’입니다. 자신이 회사에 더 많은 질문을 하며 자리를 리드해야 채용 확률이 높아집니다. 이런 기조는 한국 분들의 약점이 되기도 합니다. 한국 취업준비생들은 자기 PR은 정말 잘하지만 결국 ‘우리 회사에 왜 왔는가, 우리 회사 서비스를 어떻게 생각하나, 우리 회사에 대해서 무엇을 알고 있는가?’ 등의 질문에는 대답을 잘 하지 못 합니다.

일본의 기업 문화는 어떤가요?

‘호렌소’라는 말이 있습니다 일본어로 ‘보고, 연락, 상담’의 첫 글자를 따서 조합한 것인데요. 어떠한 일이라도 보고·연락·상담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일본 기업 전반의 상황 대응 문화를 반영한 단어입니다. 결과가 좋더라도 이 과정이 무너지면 고평가를 받기 힘듭니다. 그만큼 협력 체제가 잘 구축되어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일본 기업에서의 모든 업무는 팀 단위로 이뤄집니다. 우리 기업에서 비교적 개인의 개발 능력이 중요하다면 일본은 ‘팀플레이’인 거죠. 업무의 진행뿐만 아니라 논공행상까지 팀 단위로 이뤄집니다

한국 직장생활에 익숙한 분이라면 적응이 힘든 점도 있겠네요.

일본이라고 팀 문화에 대한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개인 공헌도가 높은데도 보너스를 적게 받았다든지 할 땐 불만이 나오기도 합니다. 한 국은 그런 점에서는 공헌도가 높으면 개인 평가도 높아지는 체계가 잡혀 있다 보니 나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경기가 불황이 되면 한국은 해고될 리스크가 큰데요. 일본 기업은 웬만해서는 사원을 해고하지 않습니다. 또한 실수에 대해서 굉장히 관대합니다. 보고 체계가 잡혀 있다 보니 무언가 문제가 생겨도 결국은 누구 한 명에게 책임을 씌우기 어려운 상황이 되는 거죠.

일본 취직에서는 나이가 중요하다고 들었습니다.

말씀 드렸듯 일본에서는 모든 업무가 ‘팀플레이’ 이기 때문에 서열을 중시해 나이를 따지는 경향이 있지만 35세 이상만 아니라면 크게 마이너스 요소가 되지는 않습니다. 업종에 따라 엔지니어나 개발자 같은 경우는 마흔이 넘어도 문제가 없습니다. 전반적으로 일본 회사가 가장 선호하는 부류는 대학 신규 졸업자이긴 합니다.

IT 외 분야에도 비전이 있을까요?

IT 인재난은 일본의 고질적 문제이기 때문에 많은 부분을 한국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시장도 크죠. 하지만 그 외 공학계열도 비전 이 밝습니다. 공학계열에서는 한국과 비견될만한 인재 시장으로 ‘인도’가 있습니다만 인도 학생들이라고 해서 절대 인건비가 싸지 않거든요. 그래서 우리나라 인재들을 많이 데려오고 싶어합니다. 비(非)공학계열에도 일본 기업이 찾는 인재들은 ‘커스토머 서비스’ 분야가 있습니다. 리조트·호 텔·면세점·백화점·패션점포 등에서 손님을 응대 할 외국인 직원들을 뽑고 있죠.